이게 뭡니까 도대체!!
KBO가 내 집 안방인가요?
우선 글을 읽으시기 전에 다소 과한 표현이 있더라도 현재 불꽃야구의 팬이자 전신 최강야구의 팬이었던 입장, KBO의 오래된 팬으로 말씀드린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늘 찾아와 주시는 구독자님들께서도 보시기에 민망한 소식이라서요.
비상계엄 터진 것 처럼 정말 어의없는 소식에 이게 과연 글을 쓸 값어치가 있는지까지 고민하게 되었는데. 쓴소리 안하면 도저희 안될 것 같아서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립니다.
니들은 KBO가 우습냐?
대한민국 프로야구 팬들은 충격과 함께 깊은 실망감에 빠졌습니다.
한때 KBO리그를 호령했던 바람의 아들이자 영원한 레전드, 이종범 전 KT 위즈 코치가 시즌 한창인 시점에 팀을 떠나 야구 예능 프로그램의 감독으로 향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마치 KBO리그를 우습게 보는 한 방송사의 오만과, 감독이라는 타이틀에 눈이 멀어 버린 한 레전드의 아쉬운 선택이 빚어낸 비극처럼 느껴집니다.
한창 순위 싸움이 치열한 프로야구 시즌 중에, 그것도 1군 코칭스태프에게 소속팀의 양해조차 구하지 않고 다이렉트로 감독직을 제안했다는 것은 KBO리그와 프로 구단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KT 위즈 관계자가 "이런 방식의 코치 유출은 참으로 이례적이다. 최강야구 측이 이종범 코치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우리 쪽에 그 어떤 언질도 주지 않았다"라며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는 보도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어느 사회든, 어느 집단이든, 그 구성원을 영입할 때는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가 따릅니다.
이는 비단 스포츠계뿐 아니라 모든 조직의 기본 상식입니다.
하지만 최강야구 제작진은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한 채, 이종범 코치에게 달콤한 속삭임을 건넸고, 이는 곧 "최강야구가 KBO리그와 더불어 KT 구단마저 우습게 여긴 게 아니냐"는 격렬한 비판을 불러왔습니다.
심지어 최강야구는 아직 이전 제작진과의 저작권 분쟁이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수가 아닌 코치를, 그것도 현직 1군 코치를 무작정 데려가려는 행보는 불꽃야구에 빼앗긴 화제성을 되찾기 위한 조급함에서 비롯된 아마추어적 행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바람의 아들의 아쉬운 선택, 책임감과 프로 의식의 실종
물론 이종범 코치 개인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현역 시절 KBO리그를 호령했던 레전드였지만, 지도자로서는 늘 감독이라는 타이틀과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후배들이 하나둘씩 사령탑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꼈을 상실감, 그리고 프로팀 코치로서의 고된 노동량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보수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지점입니다.
생업으로서의 지도자 생활이 힘들다는 현실은 야구계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성적 부담이 없는 야구 예능에서 고액 연봉과 함께 감독직이라는 명예까지 얻을 수 있는 제안은 분명 혹할 만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로라는 이름 앞에서는 개인의 사정이 뒤로 물러서야 할 때도 있습니다.
팀이 순위 싸움을 한창 치르고 있는 시즌 중에, 지난 마무리 캠프부터 지도해 온 선수들을 뒤로하고 유니폼을 벗어던지는 것은 책임감과 프로 의식이라는 가치와는 거리가 멉니다.
자신을 코치로 데려온 광주일고 선배이자 현역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강철 감독의 신뢰를 저버린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강철 감독이 겉으로는 쿨하게 보내주겠다고 말했지만, 그 속에는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코치가 이런 방식으로 떠나는 것에 대한 씁쓸함과 난처함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이종범 코치의 선택은 프로야구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스스로 걷어찬 모양새가 되었고, 어떤 팀이나 선배 야구인이라도 그를 현장에 다시 데려오기가 부담스러워질 것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 소꿉놀이가 된 야구 예능에 팬심은 등을 돌립니다
최강야구 제작진은 이종범 코치의 영입으로 한때 불꽃야구에 빼앗겼던 화제성을 되찾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현재 불꽃야구에 활동중인 선수들 일부와도 저쪽에서 컨택했다는 것쯤은 방송을 통해서 다 공개되었죠. 뉴스 보니까 김태균, 윤석민? 이런 선수들 영입한다는 카더라 소식이 있던데.
불꽃야구 선수들과의 관계는 이미 대치 관계가 되지 않을까요?
최강야구에 출연하겠다는 선수들은 아마도 불꽃야구 선수들과 친하지 않을 확률이 높은 선수들로 구성되어있겠죠. 지역별 선수들을 뽑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뇌피셜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바로 야구 팬들의 마음입니다.
KBO리그를 존중하지 않고, 프로 의식 없는 행보를 보인 제작진과 선수의 결정을 지켜본 야구 팬들은 결코 그 프로그램을 야구 예능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마추어 같은 접근 방식과 아이들 소꿉놀이처럼 느껴지는 상황에 깊은 거부감을 느낄 것입니다.
진정한 야구 예능은 야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프로야구 현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의 화제성만을 쫓아 무례한 섭외와 무책임한 이적을 조장한 것은, 결국 야구팬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 프로그램과의 법적 공방은 둘째 문제이고, 당장 예비 시청자가 되어야 할 야구 팬들은 이미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싸늘한 첫인상만을 받았습니다.
팬심 잃은 야구 예능, 그 끝은 정해져 있다
이종범 코치의 퇴단 사태는 최강야구 제작진과 이종범 전 코치 모두에게 외통수가 된 듯합니다. 감독이라는 타이틀 하나에 눈이 멀어 KBO리그와 팬들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을 망각한 채 벌어진 이 사건은, 결국 그 어떤 신의 한 수로도 만회하기 어려울 것입니다.야구 팬들은 진정성과 프로 의식이 없는 야구 예능을 결코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원합니다.
KBO리그를 우습게 보고, 야구계 인사를 편 가르기 계략의 도구로 삼는 듯한 이러한 방식의 야구 예능은, 결국 팬들에게 버림받고 쓸쓸히 퇴장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쉬운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을 부추긴 최강야구의 오만은 한국 야구 역사에 오래도록 아쉬운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스트롱맨이었습니다.